미국의 대표적인 영어사전 메리엄웹스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전인 메리엄 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로 ‘authentic(진짜·진정성)’을 꼽았다. 27일(현지 시각) 메리엄 웹스터는 “이 단어는 현 시점에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쓰이고, 열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메리엄 웹스터에 따르면 이 단어의 의미는 ‘거짓이나 모방이 아님’으로 진실(real), 사실(actual)과 동의어다. 피터 소코로프스키 메리엄 웹스터 편집장은 “우리는 진짜의 위기(crisis of authenticity)를 목도하고 있다”며 “학생이 진짜로 이 논문을 썼는지, 정치인이 실제 이 발언을 했는지 믿을 수 없게 됐으며 때때로 우리의 눈과 귀까지 믿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단 몇 초 만에 사실 같은 글, 사진, 영상을 만들어내는 챗GPT의 등장과 확산으로 불과 1년 만에 ‘진짜’의 가치가 전에 없이 소중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탈진실(post truth)’ 시대에 살고 있으며 진실을 복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허위 정보를 누구나 순식간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진실을 구별할 수 없게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AI가 만든 가짜 뉴스가 전세계 수백만명이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버젓이 게재되고, 유명인의 목소리와 영상으로 조작된 혐오 발언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로 꼽히는 AI가 국경도 없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걸쳐 동시다발로 일으키는 일이다. 마이클 그라치아노 프린스턴대 심리학 및 신경과학 교수는 “만들어진 진실은 이제 누구나 픽셀처럼 무한하게 생성할 수 있게 됐다”면서 “AI는 파괴적이면서도 그릇된 이야기를 더 쉽게 사람들에게 믿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