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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하던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FreeNow)’ 인수가 사실상 불발됐다. 인수 안건을 검토하던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가 인수 반대 의견을 내며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다.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아직 인수 협상이 끝난 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IT업계에선 사실상 인수가 무산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카카오모빌리티 등에 따르면, 카카오 투심위는 최근 가격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카카오모빌리티의 프리나우 인수 계획 원안을 부결시켰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월 프리나우 지분 80%를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한 뒤 지난달 예비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인수 제안가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원안 부결을 주도한 인물은 최근 카카오 총괄 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 CA협의체 사업 총괄 겸 카카오벤처스 대표로, 정 대표는 프리나우가 서비스하는 국가 가운데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관광 수요가 높은 일부 국가와 특정 도시만을 대상으로 인수를 추진하는 방안을 추진하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투심위 반대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 제안 조건을 수정해 이달 초 다시 제출했지만, 이번엔 프리나우가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은 그 이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인수 협상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추진 동력을 잃은 건 맞다”고 말했다. 독과점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규제당국의 집중포화를 맞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요즘 해외 시장 진출로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카카오는 최근 또 다른 해외 인수합병(M&A) 시도가 좌절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의 지분을 1·2차에 걸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 지분 19.9%를 확보한 뒤 2차로 31.1%를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카카오모빌리티티 수수료 등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뒤 시버트가 거래 중단을 선언하자 지난 20일 카카오페이는 2차 거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