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촉발된 부동산 시장 한파가 재작년부터 계속 이어지면서 부동산(Property)과 IT 기술(Technology)을 접목한 프롭테크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주거용 부동산 중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며 국내 대표 프롭테크 기업으로 꼽히는 ‘직방’은 작년 연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직방의 부동산 거래 중개 자회사 직방파트너스는 140여 명의 직원 중 절반을 내보냈고, 모회사 직방 역시 두 자릿수 인력을 감축했습니다. 이미 2022년 370억원의 적자를 봤음에도, 지난해 전세 사기 대란이 터지고 경기가 풀리지 않는 등 악재가 거듭되자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한 겁니다.

상업용·업무용 부동산 분야 1위 프롭테크 기업으로 꼽히는 알스퀘어도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주요 수익원인 사무실 중개와 인테리어 사업도 한파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알스퀘어의 지난 2022년 당기순손실은 2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습니다. 전년 손실액(39억원)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입니다. 고금리가 불러온 투자 한파는 프롭테크 기업들에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버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구원투수마저 찾기 어려운 실정이죠.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국내 프롭테크 기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1조20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급감했습니다.

2018년 11월 26개에 불과했던 국내 프롭테크 기업은 작년 8월 기준 371개까지 늘었습니다. 부동산 활황을 기회로 여기고 앞다퉈 창업자들이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혹독한 시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옥석을 가를 기회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실제로 어려운 상황에도 실적이 개선된 곳도 있습니다. 원·투룸 중개 사업을 하던 집토스는 2022년부터 적자 규모를 줄였고, 올해는 흑자 전환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직영 부동산 운영 사업은 가맹 형태로 방향을 틀고, 직접 원·투룸을 임차해 단기 임대에 적합하게 개조하는 등 활로를 찾은 덕분입니다. 지금은 유니콘이나 어엿한 상장기업이 된 스타트업 가운데 성장통을 겪지 않은 곳은 없습니다. 프롭테크 업계도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