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넥슨과 크래프톤을 제외한 국내 게임 업체들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집중한 나머지 사업 다각화에 실패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대표 게임 기업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가운데 성장세를 이어간 곳은 넥슨뿐이다. 넥슨은 지난해 연간 매출 3조9323억원, 영업이익 1조25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0%, 30%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고치다. 반면 넷마블은 지난해 연간 매출 2조5014억원, 영업손실 696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매출이 6.4% 줄었다. 국내 게임 업계 맏형으로 여겨지는 엔씨소프트 타격은 더 극심했다. 작년 매출은 1조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 줄었고, 영업이익은 1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4% 급감했다.

신흥 게임 기업인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도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9106억원, 영업이익 7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 2.2% 늘어났지만, 카카오게임즈의 연간 매출은 1조241억원, 영업이익 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 58% 줄었다.

국내 게임 업체들의 성장세가 주춤한 이유로는 글로벌 게임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 게임 기업들은 10여 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에만 집중해왔다. 하지만 PC 게임 플랫폼 ‘스팀’이 월간 이용자 규모가 1억3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PC와 콘솔(게임기) 게임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게임 시장의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 실제 성장세를 이어간 넥슨과 크래프톤의 경우 모바일보다는 PC와 콘솔 부문 매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경영 전략도 대폭 바꾸고 있다. 리니지 같은 자체 개발 IP(지식재산권)에만 집중하던 전략을 버리고, 외부 IP를 수혈하기로 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8일 “M&A(인수합병)와 투자를 통해 덩치를 키우겠다”며 “약 1조9000억원의 현금과 부동산 등 자산을 외부 투자에 쓸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