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영업과 마케팅 조직을 이끌고 있는 김기태 부사장은 21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좋은 제품을 갖췄으니, 이제는 속도전이다. 올해 HBM은 이미 ‘완판’됐다”면서 “2024년이 막 시작됐지만, 우리는 시장 선점을 위해 벌써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신임 임원으로 선임된 김 부사장은 SK하이닉스 내부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객 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매출 증대와 고객 파트너십 강화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김 부사장이 이끄는 HBM 세일즈·마케팅 조직을 포함해 제품 설계, 소자 연구, 제품 개발 및 양산까지 모든 부서를 모아 ‘HBM 비즈니스’ 조직을 신설하며 HBM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HBM 영업 경쟁력이 ‘기술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스펙을 먼저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영업과 마케팅 측면에서 AI 시대에 대응할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HBM 양산 기반을 구축하며 제품을 개발했고,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대외적으로 불안정 요소가 남아 있지만,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상승세가 시작됐다고도 판단했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의 제품 수요가 회복되면서 PC나 스마트폰에서 자체 AI를 탑재한 온디바이스 등 AI 활용 영역이 넓어지며 HBM3E 뿐만 아니라 DDR5, LPDDR5T 등 제품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는 “지속적인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은 기본이고, 영업 측면에서 TTM(제품이 구상부터 시장에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가장 힘들었던 때는 2022년 시작된 다운턴 시기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업 측면에서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서 HBM을 중심으로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 관련 제품 위주로 판매 역량을 집중했고, 이 과정에서 당장의 이익을 좇기보다 더 멀리 보고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SK하이닉스가 다운턴 상황을 잘 헤쳐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