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대 7조달러의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모아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올트먼의 계획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픈AI가 ‘인류에 해가 되지 않는 AI를 개발하겠다’는 설립 취지와 다르게 AI 반도체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X 캡처화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9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에 지난 2016년 촬영한 사진 3장을 공개했다. 당시 비영리 재단으로 설립된 오픈AI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AI 수퍼컴퓨터를 기증받을 때 촬영된 사진들이다. 젠슨 황은 수퍼컴퓨터 위에 ‘컴퓨팅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여러분께 세계 최초의 DGX-1을 드립니다’라고 썼고, 머스크는 밑에 ‘감사하다’고 답글을 달았다. DGX-1은 엔비디아가 2016년 4월 공개한 딥러닝 전용 수퍼컴퓨터다. 머스크는 X에 사진을 공개하며 “그리고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고 썼다. 또 ‘자유는 권력의 분배에 있다. 절대주의는 권력의 집중에 있다’는 영국 역사가 로드 액턴의 문구가 담긴 사진을 올리며 “이것이 오픈AI를 설립한 원래의 의도”라고 했다. 설립 의도와 다르게 AI 권력을 한곳에 집중시키고 있는 오픈AI를 비판한 것이다. 머스크는 오픈AI 창립 멤버 가운데 한 사람이었지만 올트먼과의 이견으로 2018년 회사를 떠났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IT 매체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올트먼의 계획은 AI의 고도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인공지능(AGI)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처리량 증가 등) 규모뿐 아니라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기술을 확장하는 것만으로는 도구를 사용하거나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AI 같은 새로운 기능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젠슨 황 CEO도 지난 12일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올트먼의 계획에 대해 “AI 구동을 위해 더 많은 컴퓨터를 구매해야 할 것이라고 단순하게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