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The Kitchen & Bath Industry Show) 2024′에 마련된 LG전자 부스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LG전자는 이날 정수 필터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신개념 샤워 수전을 선보였다. 고성능 필터를 탑재해 녹이나 잔류 염소 등을 효과적으로 걸러주고 제품에 적용된 수온 유지 시스템은 물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특히 별도의 전원 없이 수전 내에 설치된 수력발전 기능으로 작동이 가능하다. 현장에 있던 한 외국인 관람객은 “피부가 약하거나 트러블이 많은 아이들에게 특히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막한 60년 전통의 KBIS에는 630여 글로벌 기업이 참가해 각종 욕실과 주방 가전을 선보였다. 기존 가전을 프리미엄화하고 새로운 제품군을 개척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LG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욕실용 가전을 KBIS에서 선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욕실은 샤워 공간에서 개인의 휴식 공간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며 “고객 조사를 통해 욕실 가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연내 수전을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욕실 전용 가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주방 욕실 가전도 AI와 친환경이 대세
이번 KBIS에서도 인공지능(AI)과 에너지 효율이 대세라는 점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비스포크 가전을 공개했다. 카메라로 식재료를 촬영하면 식재료 리스트를 생성하는 냉장고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AI가 마루, 대리석, 카펫 등의 바닥 재질을 판별해 맞춤형 청소를 해주는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 AI 스팀’도 주목받았다.
LG전자는 이날 ‘지속 가능한 집’이라는 콘셉트로 별도 전시 존을 만들어 고효율 에너지 설루션을 공개했다. 예컨대 인버터 히트펌프가 적용된 세탁건조기 ‘워시콤보’는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가스식 건조기를 대체할 제품으로 소개됐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등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궁극적으로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가하지 않은 GE와 월풀은 이번 전시회에 업그레이된 생활 가전 제품을 선보였다. GE는 생성형 AI를 탑재한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HQ’를 선보였다. 미국 월풀은 부스 초입에 에너지 효율성을 최대 50% 향상시킨 단열재 기술을 넣은 냉장고를 배치했다.
◇첨단 기술로 진화한 욕실 가전
전통적인 가전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욕실 가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욕실 가전의 미래로 여겨지는 스마트 거울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에는 프랑스 기업 바라코다가 욕실용 스마트 거울 ‘비마인드’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거울에 탑재된 카메라가 사용자의 얼굴 표정 등을 분석해 기분을 파악해 주고 피부 상태를 점검해주는 기능을 갖췄다. LG전자는 이번 KBIS에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 거울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스마트 거울을 욕실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허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어린이를 위한 양치법과 같은 비디오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