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십이 3차 시험비행을 앞두고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발사대 ‘스타베이스’에 서 있다./UPI 연합뉴스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14일(현지 시각)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지만 화성 이주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관문들이 많다. 화성으로 가는 여정부터가 문제이다. 지구와 화성은 모두 태양을 타원 궤도로 돌고 있기 때문에 거리가 일정하지 않다.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는 5600만㎞, 멀어질 때는 4억100만㎞에 이른다. 화성과 지구 간 평균 거리는 2억2500만㎞로, 달과의 거리(38만5000㎞)보다 600배나 멀다.

화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시기는 26개월 주기로 돌아오는데, 현재의 스타십 속도로는 편도 항해에만 평균 200일 이상이 걸릴 다. 천이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 부장은 “아무 때나 오고 갈 수 없다는 뜻”이라며 “궤도 계산이 조금만 틀리면 우주 미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지구와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기지 건설이나 물, 에너지 등 자원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현지에서 자원을 조달하기 위해 화성 토양의 성분 분석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빛의 속도로 20분 거리인 화성은 통신에서 20분의 지연이 생긴다. 이 때문에 위급 상황이 발생해도, 지구에서 곧바로 파악하고 조치하기 어렵다.

화성에는 인류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과 산소가 없다. 화성 대기 구성 성분의 95%는 이산화탄소가 차지한다. 천 부장은 “화성에 물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우리가 아는 물의 형태가 아닌 분자 형태”라고 말했다. 식물을 재배하거나 식용 동물을 키우는 데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8% 수준이라 대기층이 매우 얇다. 열을 유지할 수 없어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160도에 달한다. 평균 온도는 영하 80도이다. 대기가 지구처럼 우주에서 쏟아지는 방사능을 막아주지도 않는다. 전력원으로는 원자력발전, 태양광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 기업들은 화성 탐사의 난제를 해결할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화성 현지 토양을 이용한 건설 공법이나 공기에서 산소를 포집하는 기술 등이다. NASA는 지구 곳곳에서 화성과 같은 환경을 조사한 뒤 우주인들이 1년간 격리된 상태에서 지내는 모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고립된 참가자들의 정신 상태와 건강 등을 점검하면서 화성 이주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