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통신3사 대표와 삼성전자 사장, 애플코리아 부사장과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남을 갖고 가계통신비 절감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 자리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통신 3사 대표와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이 함께했다.
◇휴대전화 보조금 확대 요청
김 위원장은 “통신 서비스에 대한 국민 기대와 요구가 매우 크고 물가 상승과 고금리로 민생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도입된 전환지원금 정책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전환지원금은 번호이동(기존 번호 그대로 통신사만 변경) 고객에게 기존 공시지원금과는 별도로 추가로 최대 50만원의 휴대전화 구매 보조금을 더 줄 수 있게 한 제도다. 지난 14일부터 시행돼 통신3사 모두 16일부터 지급을 시작했다. 매일 변경 가능한데 22일 기준 전환지원금은 통신사·기종·요금제별로 3만~13만원이다.
간담회가 끝난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방통위는 “김홍일 위원장이 전환지원금 협조를 요청했고, 통신사·제조사는 전환지원금을 전향적으로 검토한 후 업체별로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애플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간담회에선 공시지원금 확대, 중저가 요금제 도입, 중저가 단말기 출시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앞서 정부가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요청하면서 지난 1월 KT가 3만원대 일반 요금제를 처음으로 내놨고, 조만간 SK텔레콤·LG유플러스도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 단말의 경우 삼성전자가 최근 30만원대 ‘갤럭시 A15 LTE’, 40만원대 ‘갤럭시 A25′ 등을 출시했다. 방통위는 “삼성전자에 (앞으로 나올)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고, 삼성전자도 조기 출시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스팸 차단 방안 등도 논의
간담회에선 불법 스팸을 줄이기 위해 통신사들이 상반기 중 내놓을 예정인 ‘전송자격인증제’, 삼성전자와 통신3사가 개발한 스팸 필터링 서비스 등 이용자 편익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도 논의됐다. 방통위는 “생산·전송·도달 구간별 불법 스팸 차단 기술을 고도화해 피싱 등 피해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통신사·제조사 대표들은 “통신서비스가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과 이용자 보호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서비스 혁신과 성장 못지않게 오늘 논의된 이용자 보호 조치들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또 올해가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서비스 발전의 원년이 될 것이라 점에 공감하며 관련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한편, 서비스 개발 단계부터 부작용 방지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등 이용자 보호에도 노력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AI 서비스 이용자보호 관련 제도 도입에도 협조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이 안전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취약계층 지원과 본인확인업무, 위치정보 보호 등에서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해 달라”며 “간담회에서 제시된 좋은 의견은 앞으로 정책 수립 시 반영해 우리나라 통신 산업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