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 1분기(1~3월) 매출 12조4296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44.3%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 중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AI 반도체 열풍으로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크게 뛰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AI발 수요에 낸드마저 흑자전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흑자로 돌아선 뒤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734% 증가한 수치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업황 저조로 SK하이닉스는 네 개 분기 연달아 적자를 기록했다가, 작년 4분기에야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는 “D램 뿐 아니라 낸드 역시 흑자 전환에 성공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의 주력 상품인 D램 가격 상승세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메모리 업계가 지난해부터 이어온 감산 효과에,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과 낸드 가격이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했다. 대만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낸드는 22~28% 상승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대폭 상승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HBM3)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1조8550억원, 매출은 12조1575억원이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연간 실적 전망치도 높아지는 추세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를 11조3938억원에서 17조9479억원으로 58% 상향했다. 하나증권도 연간 영업이익을 기존 14조1000억원에서 21조3000억원으로 51% 상향 조정했다. 이달 초 대만 지진 여파로 메모리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 것도 올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감산 기조를 유지하며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D램 공장 신설...투자도 늘린다
올해는 투자도 늘릴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4일 충북 청주 낸드 생산기지인 M15 바로 옆에 신규 D램 공장 M15X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애초 15조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5조원을 더 투자해 주력 상품인 D램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는 연초 계획 대비 다소 증가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첨단 패키징 공장 등 미래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