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HBM 가격이 10%가량 오르고, 당장 2분기 D램 가격은 18%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HBM은 D램 반도체를 쌓아서 만드는 것으로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이다. 가격 상승은 글로벌 HBM 시장 1·2위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에 긍정적 요인이다. 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 가격이 올해 5%, 내년에는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에는 D램 전체에서 HBM의 비율이 30% 이상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 HBM 가격 협상이 이미 올해 2분기에 시작됐으며, D램 업체들이 5~10% 인상한 가격이 고스란히 HBM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트렌드포스는 “HBM의 판매 단가가 기존 D램보다 배 이상 비싸다”며 “AI 칩 기술 발전으로 인해 HBM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용량과 가격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HBM 수요는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내년에는 또 다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면서 수요와 가격 모두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제 막 양산 단계에 접어든 5세대 HBM(HBM3E)의 경우, 핵심 부품인 실리콘전통관극(TSV) 등의 수율이 낮아 증산이 쉽지 않다.
이날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과 낸드 가격 인상률도 애초 예상치보다 상향했다. 애초 D램은 3~8%, 낸드는 13~18% 가격 상승을 예상했는데, 이를 각각 13~18%, 15~20%로 올린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AI 분야 수요가 늘어나 상향 조정했다”고 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 12단 제품 양산 계획을 앞당겨 올해 3분기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이 물량은 이미 완판됐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 12단 제품을 2분기 내에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는 SK하이닉스가 앞서가는 모양새지만, HBM 수요가 세계적으로 치솟으면서 ‘일단 만들면 완판’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