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숏폼(1분 내외 짧은 영상) 앱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숏폼 편집 도구인 ‘캡컷(Capcut)’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캡컷이 틱톡과 동일하게 미국 내 사업을 강제로 매각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법안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결국 숏폼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캡컷은 이른바 ‘세로 동영상’을 편집하는데 특화된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로, 틱톡·유튜브 쇼츠·인스타그램 릴스를 포함한 모든 숏폼 동영상 플랫폼에 올라가는 영상을 편집하는 데 쓰이는 인기앱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이용자만 4억9000만명이다.

바이트댄스는 2020년 4월 캡컷을 출시했다. 당시 동영상 제작자들은 영상 편집 전문 소프트웨어인 어도비 프리미어와 같은 비싸고 무거운 서비스를 사용했다. 캡컷은 일반인이 월 9900원만 내면 클릭 몇 번 만으로 전문가 수준의 숏폼을 만들어준다. AI를 활용해 목소리를 자동 인식해 자막을 만들어주고, 반대로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해주기도 한다. 배경 제거, 영상 업스케일링 같은 기능도 탑재됐다. 그 결과 캡컷은 중소 기업·자영업자 등 숏폼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필수앱으로 등극했다. 캡컷 이후 새로운 숏폼 편집 도구들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다양한 템플릿을 지닌 데다 AI를 활용한 편집 기능까지 갖춘 캡컷을 따라잡긴 어렵다는 평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작자들 사이에선 캡컷 사용을 금지시키는 것은 숏폼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것과 같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며 “현재 강제 매각 법안이 미국 수정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주장으로 법적 다툼에 나선 틱톡에는 유리한 사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