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의 모습. /뉴스1

‘라인야후 사태’는 일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라인의 성공을 발판 삼아 대만·태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아시아 대표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를 추진해 왔다. 라인의 경영권을 포기하게 되면, 그런 기회마저 일본에 넘어가게 된다.

라인 메신저의 전 세계 이용자는 약 2억명으로 추산된다. 일본 이용자 약 1억명 이외에 대만(2200만명)과 태국(5500만명), 인도네시아(600만명) 등 동남아 지역에서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라인의 대만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하고, 태국에서도 점유율 1위로 ‘국민 메신저’ 위상을 갖추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 시장은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양분하고 있는데, 라인은 한국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네이버라는 기업이 아니라 한국 IT 산업계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라인이 대만과 동남아지역에서 성장세를 거듭한 건 단순히 기존 서비스를 해당 지역으로 가져가는 데만 그치지 않고, 다각도로 현지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라인 캐릭터에 현지 전통 의상을 입히거나, 아랍 국가에서는 라마단 같은 무슬림 행사에 맞춘 스티커를 선보이는 등의 맞춤 전략을 펼쳤다. 이에 일본 외 지역 사업 확장에서 기여도가 적은 소프트뱅크 등이 권한을 가져가는 건 시장경제 논리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네이버·라인플러스 직원들의 동요도 커지고 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관계를 순차적으로 마치고 기술 협력관계에서 본격적으로 독립을 추진하면,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 등의 기술 지원도 끊길 수 있다. 이는 국내 직원의 고용 불안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들 사이에서 이같은 불안감이 고조되자 네이버 노동조합은 10일 오후 간담회를 열고 직원 의견을 청취했다. 라인플러스 이은정 대표는 오는 14일 전 직원 대상 설명회를 통해 경영진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