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해 고객 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차세대 D램 기술로 떠오르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AI 시대에 대응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힘을 주고 있는 CXL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프로세서와 메모리 반도체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장치다. 기존에는 여러 반도체를 연결할 때 통신 규격이 달라 지연이 생겼지만, CXL 기술은 규격을 통합해 다양한 반도체를 빠른 속도로 연결할 수 있다. 이론상 D램을 여러 개 연결해 무한대로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업계 최초로 CXL 기술 검증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맞춤형’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기 HBM 시장에서는 하드웨어의 범용성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서비스가 성숙하면서 서비스별로 최적화되는 단계에 와있다”며 “삼성은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 제품으로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를 충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올 초부터 각 사업부의 우수 엔지니어들을 모아 차세대 HBM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형 HBM 최적화를 위한 연구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도 내달 안에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폭증하는 초거대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낸드플래시 전략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9세대 V낸드’ 양산에 들어갔다. 낸드플래시는 컴퓨터 서버와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이를 쌓아 올린 것을 V낸드라고 부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의 고용량 낸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더블 스택’ 구조를 적용한 고용량 낸드 제품으로 AI 시대에 대응하는 초고속, 초고용량 저장 장치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