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AP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22일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AI붐이 일어난 후 폭등한 주가를 고려해 주식 분할을 단행한다고도 밝히며 엔비디아의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7% 가깝게 급등, 사상 처음으로 주가가 1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날 엔비디아는 해당 분기에 매출 260억 4000만 달러(약 35조 6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 평균치인 246억 5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 역시 6.12달러로, 예상치인 5.59달러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262% 급등했고, 주당 순이익 역시 4.5배 늘어났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테크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AI반도체 시장 장악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증명해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동안 각 빅테크에선 엔비디아의 칩에 대항할 자체 칩을 설계하기 시작했고, AMD 등 경쟁사도 자사 AI반도체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아마존은 연말에 출시될 엔비디아의 AI반도체 신제품 ‘블랙웰’을 구매하기 위해 현재 판매되고 있는 호퍼 시리즈의 구매를 중단한다고도 밝혔다. 그럼에도 엔비디아의 매출은 탄탄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콜레트 크레스는 “(1분기 호실적은)H(호퍼)100을 포함한 ‘호퍼’ 시리즈의 판매가 늘어난 결과”라며 “대형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엔비디아의 AI인프라를 대규모로 설치하고 확대하면서 강력한 성장력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AI칩을 포함하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부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 급증한 226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87% 차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엔비디아의 전통 분야인 게임 그래픽처리장치(GPU)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18% 늘어난 26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테크 업계에선 “과거 ‘게임 GPU 전문 기업’으로 여겨졌던 엔비디아는 이제 매출면에서 완벽한 ‘AI반도체 기업’으로 바뀌었다”는 말이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차세대 AI반도체 블랙웰이 더 많은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오는 2분기(5~7월) 매출 전망을 280억 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66억 1000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한편 이날 엔비디아는 자사 주식을 10대 1로 분할한다고도 밝혔다. 또 엔비디아는 분할 전 분기별 현금 배당금을 주당 4센트에서 10센트로 늘린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