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웹툰 플랫폼이 일본 앱마켓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앱’ 1·2위를 기록했다. ‘만화의 나라’ 일본에서 철저한 현지화로 웹툰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 견인에 나선 결과다.
4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 5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포함한 일본 앱마켓에서 네이버가 운영하는 라인망가가 전체 앱 매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픽코마가 차지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앱 매출 4~8위권에 머물던 라인 망가가 단숨에 1위에 올라선 것은 흥행 작품을 연이어 배출한 덕분이다. 라인망가는 지난해 웹툰 ‘입학용병’ ‘약탈신부’ ‘재혼황후’ 등에 이어 일본 현지에서 제작한 ‘신혈의 구세주’까지 월 거래액 1억엔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신혈의 구세주’는 지난달부터 네이버웹툰을 통해 국내에 선보였으며 북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 가지 작품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글로벌 서비스하는 ‘크로스보더’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라인망가가 일본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현지화’ 전략이 큰 힘을 발휘한 영향이 크다. 일본의 출판 만화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아마추어 작가들에게 자신의 만화를 연재할 수 있는 공간인 ‘인디즈’를 제공하고, 유망 작가를 발굴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며 웹툰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신혈의 구세주’를 비롯해 ‘선배는 남자아이’ ‘쌍둥이 영애가 남장을 하는 이유’ 등 다양한 현지 작품이 탄생하게 됐다.
카카오픽코마는 근소한 차이로 라인망가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일본 내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에서 제작된 웹툰을 일본 시장에 공급하고, 일본 만화를 전자책으로 만들며 서비스를 이어 가고 있다.
라인망가와 카카오픽코마는 일본 만화의 ‘디지털화’를 이끌며 만화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일본 만화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937억엔 수준으로, 이 중 약 70%를 웹툰 플랫폼과 출판 만화를 디지털화하는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웹툰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현지 제작사도 빠르게 늘어나는 등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