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자사 최신 AI모델 라마 3.1을 소개하고 있다. /저커버그 스레드

실리콘밸리 대표 ‘너드’였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쿨해졌다.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을 바꾸고, 오픈AI·구글과 다른 오픈소스형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다.

23일 저커버그는 새로운 오픈소프 AI모델인 ‘라마 3.1′을 공개하며, “현재 시중에서 가장 진보한 AI모델과 경쟁할 만 하며, 내년부터는 업계에서 가장 앞서나간 AI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저커버그는 평소 짧게 잘랐던 머리를 길게 풀어 헤치고, 국방색 티셔츠에 금목걸이를 한 모습으로 런다운AI 창립자 로완 청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빨갛게 탄 피부에 댓글에는 “맙소사, 방금 바다에서 나와서 방송 출연을 했나요?”라는 댓글이 달렸고, 그는 “정확하다”고 말했다. 테크 업계에선 평소 서핑을 즐기는 저커버그가 역대 가장 ‘쿨’한 모습으로 회사의 최신기술을 발표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메타의 라마 3.1은 지난 4월 ‘라마3′을 선보인 후 3개월여만에 나온 최신모델이다. 이 모델은 매개변수가 4050억개에 달하는 대형 모델부터, 700억개의 중형 모델과 70억개의 소형 모델 3가지를 내놨다. 메타는 라마 3.1이 AI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MMLU)에서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4o(포오), 앤스로픽의 클로드 3.5 소네트를 능가했다고 강조했다.

메타에 따르면 신규 모델은 엔비디아 H100 1만 6000개를 기반으로 훈련됐다. 메타측은 라마 3.1의 사용 비용이 오픈AI의 GPT-4o의 절반 밖에 들지 않으며, 더 많은 개발자가 이를 쓸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엔비디아 등 20여개 기업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23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메타AI로 생성한 자신의 이미지./저커버그 스레드

저커버그는 이날 라마 3.1을 적용한 ‘메타 AI’를 업데이트 했다는 소식도 알렸다. 메타AI는 메타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에 적용한 자사 AI챗봇이다. 이날 저커버그는 “앞으로 메타 AI를 활용해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예시로 그는 메타AI가 생성한 팝가수가 된 자신, 민소매 가죽 자켓을 입고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저커버그는 새로운 모델 발표와 함께 공식 블로그에 “오픈소스 AI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고성능 컴퓨팅 초창기의 주요 회사들은 각자 폐쇄형 소스인 ‘유닉스’를 개발하는데 막대를 투자했지만, 결국 오픈소스인 리눅스가 인기를 얻었다”며 “개발자가 원하는 대로 코드를 수정 할 수 있으며, 더 저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AI도 비슷한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믿으며, 여러 회사가 선도적인 폐쇄형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오픈소스 AI모델이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며 데이터 보호·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맞춤형 개발 등을 위해서라도 오픈소스가 대세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주장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모두가 무료로 접근 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는 범죄자나 사기꾼에게도 사용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미국 첨단 AI모델 사용이 막힌 중국 개발자들은 메타의 라마를 기반으로 AI개발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글로벌 IT블랙아웃 사태를 일으킨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도 오픈형 생태계를 키우다 외부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셧다운이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