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사람의 도움 없이도 PC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컴퓨터 유스(Computer Use)’를 공개했다. 이는 앤스로픽의 최신 AI모델인 ‘클로드 3.5 소넷’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을 학습했다. PC화면의 이미지·텍스트 등 정보를 이해하고,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버튼을 클릭하며, 직접 텍스트를 입력해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앤스로픽은 “컴퓨터 유스는 AI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첫 프런티어 AI 모델”이라며 “해당 기능은 아직 실험 단계로, 내년 초 일반 소비자와 기업 고객에 이 모델을 제공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에 22일부터 개발자들은 베타 버전을 사용해볼 수 있다.
앤스로픽이 이날 공개한 시연 영상에선 한 가상의 이용자가 자신의 공급업체의 정보를 찾고 입력하는 장면이 나왔다. AI에게 “‘앤트 이큅먼트’라는 공급업체 요청 양식을 채워줘. 데이터는 공급업체가 제공한 파일이나 검색창을 통해 찾아줘”라고 명령하자, AI는 화면 스크린샷을 찍고 자신이 어떤 업무를 수행해야하는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후 웹사이트에서 앤트 이큅먼트 라는 기업 정보를 찾고, 사람처럼 웹페이지 스크롤을 내리며 내용을 확인한 후 요청 양식에 주소·전화번호 등 필요한 정보를 입력했다.
또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보는 하이킹 코스에 친구를 데려가는 경로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하면, AI는 스스로 구글에서 하이킹 코스를 찾고, 일출 시간을 확인한 후 세부 정보가 담긴 초대장을 친구에게 보내는 작업까지 완료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여기에는 날씨를 고려해 어떤 옷을 입는게 좋을지에 대한 내용까지 담겼다. 다만 앤스로픽이 공개한 실험 결과에서 항공편 예약 및 여정 수정 등을 도와주는 업무의 성공률은 절반 미만으로 저조했다. 해당 기술이 여전히 개발중인 초기 단계라는 것이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이 같은 ‘자율 AI’를 염두에 둔 ‘AI에이전트’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전날 MS는 회사에서 각 직원에게 알맞은 자율 AI비서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고, 아마존이 인수한 AI스타트업 어뎁트는 웹사이트를 탐색하고 소프트웨어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AI모델을 훈련시키고 있다. 구글 역시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범용 AI 비서’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구동시키는 것은 자칫하면 아주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테크크런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오픈AI의 ‘GPT-4o’ 모델이 통제를 벗어나는 ‘탈옥’ 모드가 됐을 때 다크 웹에서 누군가 가짜 여권을 주문하는 유해한 요청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AI가 개인 PC에까지 접근할 수 있을 경우 더 큰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