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가 우려됐던 빅테크 기업들이 예상과 다르게 호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구글이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데 이어 30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역시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한 것이다. 테크 업계에선 이 같은 호실적을 인공지능(AI)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최근 불거진 ‘AI거품론’이 한 김 식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0일 MS는 올 3분기에 655억 9000만 달러(약 90조 5601억원)의 매출과 3.3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고, 총 순이익 역시 246억 7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1% 늘어났다.
이 같은 실적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街) 평균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이다. 시장에선 MS가 3분기에 매출 645억 1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은 3.1달러, 순이익은 231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MS의 실적을 이끈건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윈도 서버 등을 포함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3분기 340억 9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240억 2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애저 매출 성장률은 전년비 33%로, 시장이 예상하던 29.4%를 상회했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MS는 오픈AI의 최신 AI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빠르게 도입해왔다. MS는 이날 “어려운 수학, 과학 및 코딩 문제에까지 답할 수 있는 오픈AI의 최신 AI모델 ‘o1′을 클라우드 플랫폼에 탑재한 후 애저의 시장 점유율 상승을 AI가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MS 역시 구글 처럼 자본 지출이 크게 늘었다. MS는 지난 분기에 149억 달러를 썼는데, 주로 데이터 센터 증축에 사용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분기 대비 50% 늘어난 수치다. 전날 구글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어난 자본 지출을 밝혔었다.
이날 함께 실적을 발표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지난 3분기에 405억 9000만 달러(약 56조 426억원)의 매출과 6.03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이는 시장조차 업체 LSEG가 집계한 예상치인 매출 402억 9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5.25달러를 상회하는 결과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실적 상승의 이유로 ‘AI에 대한 투자’를 꼽았다. AI를 기반으로 한 게시물 및 비디오 추천으로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8% 늘어나고, 인스타그램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6% 늘어났다는 것이다.
다만 메타도 AI를 위한 자본 지출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임을 시사했다. 메타는 이날 2024회계연도의 자본 지출 전망을 370억~400억 달러에서 380억~400억 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우리의 AI투자에는 여전히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며, 이 분야에 계속해서 상당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양사는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냈지만, 늘어나는 자본지출에 대한 부담으로 30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4% 가량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