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AFP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가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에 최대 15억 달러(약 2조 93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추진한다. 오픈AI 전·현직 직원이 소유한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번 투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소프트뱅크의 오픈AI 누적 투자액은 최대 20억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27일 블룸버그 통신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창업자는 수년간의 실수 끝에 재정적 기반을 회복했고, 이제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 다짐했다”며 “오픈AI 임직원으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주식을 인수하며 지분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오픈AI는 지난 10월 총 66억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마무리된 오픈AI의 투자 라운드에서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당시에도 손 회장은 5억 달러보다 더 큰 금액을 투자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적어도 2년 전부터 주식을 보유해온 전·현직 직원들에게 소프트뱅크에 주식을 주당 210달러의 가격에 처분하는 것을 허가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진행된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평가된 기업가치(1570억 달러)에 따라 계산된 것이다. 조건에 해당되는 모든 주식이 소프트뱅크에 매각될 경우 규모는 15억 달러에 달하지만, 향후 기업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믿는 일부 직원들이 주식 매각을 포기하며 최종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름녀 직원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까지 주식 매각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소프트뱅크는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의 투자 실패 및 코로나 이후 기술주 하락 등으로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 흑자전환했다. 한동안 투자계에서 자취를 감췄던 손 회장은 지난 6월 “성공과 실패를 따지지 않고 다음 투자처를 찾겠다”며 특히 AI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자회사인 ARM의 호실적과 AI 투자 증가 등에 힘입에 올들어 43% 상승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주식 매수는 그만큼 손 회장의 AI투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픈AI를 중심으로 AI산업에서 영향력을 펼치려는 전략으로, 향후 양사가 AI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영역에서 다양한 협업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