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off)과 1(on)로 된 디지털 전자기기 속 비트(bit)의 이미지와 스마트폰의 애플 로고. /AFP 연합뉴스

오픈AI의 인공지능(AI) 모델 챗GPT가 12일 오전 8시 17분(한국 시각)부터 전 세계에서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가 4시간 30분 만에 복구됐다. 애플이 이날부터 음성 비서 ‘시리’에 챗GPT를 탑재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접속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인터넷 모니터링 사이트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챗GPT는 처음에는 답변 속도가 늦어지다가 이후엔 아예 접속 자체가 불가능했다. PC로 접속할 때는 ‘현재 GPT를 사용할 수 없다’는 문구가 표시됐고, 모바일 앱에서는 접속은 가능했지만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시도해달라’는 안내가 나왔다.

챗GPT 접속 장애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했다. 챗GPT 주간 이용자 규모는 2억5000만명에 달한다. 챗GPT뿐 아니라 생성형 AI 모델인 ‘소라’ 등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을 이용하는 다른 서비스들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오픈AI 측은 접속 장애가 발생한 지 4시간 30여 분이 지난 12일 오후 12시 50분쯤 “트래픽이 대부분 회복됐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이번 장애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챗GPT를 탑재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복잡한 질문이나 문제에 대해 아이폰의 음성 인식 비서 ‘시리’가 챗GPT를 이용해 답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날 시작했다.

챗GPT의 접속 장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에는 5시간 이상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지난달에도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가 1시간 뒤 복구된 적이 있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AI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데이터 용량이 큰 사진·동영상 관련 AI 서비스가 확대되면 이런 장애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