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38)가 “기존 데이터로 학습하는 방식의 인공지능(AI) 시대가 끝나고 추론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14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전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신경 정보 처리 시스템 콘퍼런스 강연에서 “지금까지의 AI 모델은 주로 이전에 학습한 것을 기반으로 패턴을 일치시키는 방식이었지만, 미래에는 새로운 학습 없이도 자체적으로 추론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츠케버는 2015년 샘 올트먼 등과 함께 오픈AI를 설립하고 이사 겸 수석과학자로 일했다. 지금의 오픈AI를 있게 한 챗GPT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천재 개발자’로 불린다. AI 개발 속도와 안전성 문제 등을 두고 올트먼과 대립하며 지난해 11월 ‘올트먼 축출’을 주도했다가 실패한 뒤 오픈AI를 떠났다. 이후 안전한 AI 시스템 개발을 돕는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SI)’를 설립했다.
수츠케버는 AI가 학습할 데이터가 고갈되면서 생성형 AI 모델 훈련이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AI가 자체 추론 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AI 차세대 모델은 ‘에이전트(agent·비서)’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을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고 결정을 내리는 AI 시스템으로, 수츠케버는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소프트웨어와 상호작용하며 추론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수츠케버는 “AI 에이전트가 더 깊은 이해력을 갖는 것은 물론이고 자의식까지 생길 것”이라며 “AI가 더 많은 추론을 할수록, 인간은 AI 추론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수츠케버는 “AI 모델 학습·훈련에 필요한 데이터는 유한한 화석연료와 같다”며 “컴퓨터 연산 능력은 향상하고 있지만, 데이터는 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여러 전문가가 앞으로 2년 내 AI 학습에 사용할 인터넷 데이터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츠케버는 AI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데이터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고 판단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가장 좋은 데이터를 썼고, 더 이상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