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 무대에서 킨제이 파브리치오(43) CTA 회장(당시 수석 부사장)이 기조연설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CTA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개최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다음 달 7~10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5’에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부터 한국의 스타트업까지 전 세계 기술 기업이 한데 모여 새 혁신기술과 신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인다.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대축제를 앞두고 최근 행사를 주최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킨제이 파브리치오(43) 회장을 화상으로 만나 내년 CES 행사의 핵심 관람 포인트를 물었다.

CTA 부사장과 수석 부사장을 거쳐 올 2월 취임한 파브리치오 회장은 CES의 새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게리 샤피로 전임 회장이 1991년 취임한 뒤 33년 만에 이뤄진 세대교체였기 때문이다. 파브리치오 회장은 내년 CES를 전년보다 더 큰 무대에서 더 다양한 혁신 기술을 다루는 종합 전시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참가 기업 규모는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했다. 150여 국가 4300여 기업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한 CES 2024 행사를 다시금 넘어설 것이란 뜻이다. 현재까지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309개 기업(16일 기준)이 CES에 참가 등록을 했다.

그래픽=김하경

◇상용화될 양자 기술에 주목

더 많은 기업을 끌어모은 원동력에는 신설된 전시관과 새 프로그램이 있다. 내년 CES에는 ‘양자 컴퓨팅’과 ‘에너지 전환’ 부문이 추가되고, 자율주행 자동차부터 건설·농업·선박·항공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전문 전시관 ‘모빌리티 스테이지’가 신설된다. 유튜버나 틱톡커 같은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들을 위한 전시 공간 ‘크리에이터 스페이스’도 새로 마련됐다.

파브리치오 회장은 “인공지능(AI) 말고도 주목할 혁신 기술이 많다”며 “대표적으로 퀀텀 월드 콩그레스(세계 최대 양자 콘퍼런스)와 함께 마련한 양자 컴퓨팅 프로그램에선 양자 기술이 신약 개발과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상용화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S의 ‘꽃’으로 여겨지는 혁신상 부문에도 새 분야가 추가됐다. 뷰티(미용)·개인관리, 패션 기술, 산업 장비·기계, 반려동물 기술·복지 등 4개 분야다. 파브리치오 회장은 “각종 기술을 접목한 하이테크 리테일(유통) 기업과 관련 제품 수가 많이 늘어났다는 점을 반영했다”며 “CES 2024에서 로레알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뷰티업계 최초로 기조연설에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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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대되는 부스는 웨이모

파브리치오 회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참관사는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웨이모다. 파브리치오 회장은 “딸이 3년 뒤면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나이가 된다”며 “이젠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진화한 첨단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가장 앞선 자율주행 기술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웨이모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피닉스·로스앤젤레스에서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일반 시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 중이다.

한국 기업들도 이번 CES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뽑았다. CTA가 최근 1차 발표한 전 세계 혁신상 수상기업 292곳 중 129곳이 한국 기업이었다. 그는 “부문별 최고점수를 받은 제품에만 수여하는 ‘최고혁신상’ 역시 현재까지 발표한 19개 부문 중 7개를 한국 기업이 휩쓸었다”며 “AI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 역시 빅테크가 아닌 ‘웅진씽크빅’”이라고 했다. 웅진씽크빅은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전 세계 책을 원하는 언어로 생동감 넘치게 읽어주는 차세대 독서 플랫폼 ‘북스토리’를 개발해 CES 2025 AI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파브리치오 회장은 “페르소나 AI·오노마 AI·마음 AI 등 인공지능 기술을 각종 서비스에 녹여낸 한국 스타트업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