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로고./AFP 연합뉴스

스스로 생각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인공지능(AI)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오픈AI·구글 등이 학습된 내용을 정교하게 내놓는 AI에서 한 보 나아간 ‘추론하는 AI모델’을 공개하면서다. 이 같은 AI모델들은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갖춘 ‘범용인공지능(AGI)’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20일 오픈AI는 한층 향상된 고급 추론 AI모델 ‘o3(오쓰리)’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9월 오픈AI가 출시한 추론 강화 모델인 ‘o1(오원)’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이날 오픈AI는 이의 소형 모델인 ‘o3 미니’도 함께 선보였다. 오픈AI는 모델명을 ‘o2(오투)’를 건너뛰고 o3로 명명한 것에 대해 “영국 통신 브랜드인 ‘O2′에 대한 존중의 차원”이라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라이브 방송으로 o3를 공개하며 “내년 1월 말 o3미니를 먼저 출시하고, 곧이어 o3를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델은 이날 테스터들에게 먼저 제공되며, 안전과 오류 등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o3의 특징은 AI의 추론 능력을 향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이 모델은 전작인 o1과 마찬가지로 이용자의 질문에 대답하기 전 AI가 먼저 스스로 생각하도록 훈련됐다. 이 때문에 o3역시 전작 처럼 응답하는데 짧게는 몇 초, 길게는 몇 분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스스로 답안을 검증하는 절차가 추가되며 물리·수학·과학 등 분야에서 대답이 더욱 정교해지고 신뢰할 수 있게 됐다는게 오픈AI의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o3는 ‘추론 시간 조정’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고, 이를 높게 설정할수록 대답이 나오는 시간은 오래 걸리고 대답은 정교해진다.

오픈AI의 추론형 AI인 ‘o’ 시리즈가 기존 출시된 GPT 등 모델과 다른 점은 대형 프로젝트를 AI가 단계별로 스스로 계획을 할 수 있고, 사람이 도움을 주지 않아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스스로 내놓은 답안을 검증하고, 틀렸을 경우 새로운 해결법을 찾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틀린 내용이라도 일단 내놓고 보며 ‘환각현상’을 일으켰던 AI와 결정적으로 달라진 부분이다.

이 때문에 오픈AI는 “특정 조건에선 o3가 AGI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o3는 이용자의 질문을 받으면 잠시 생각하다가, 자신의 추론을 설명하고, 다양한 답변 중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되는 응답을 제시한다. 이는 AI가 취약했던 수학 등 분야의 약점을 보완해주게 된다. 오픈AI에 따르면 o3는 미국 초청 수학 시험(AIME)에서 단 한 문제만을 틀려 96.7%의 점수를 기록했고, 대학원 수준의 생물학, 물리학, 화학 테스트에서도 87.7%의 정답률을 보였다고 했다.

오픈AI가 o3를 내놓으며 내년 AI업계의 ‘추론 AI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보인다. 구글은 지난 10일 추론 능력이 강화된 AI모델 제미나이 2.0을 공개했다. 구글은 해당 모델이 전 모델 대비 두배 빠르며, “생각하고, 기억하고, 계획을 하며 심지어 대신 조치를 취해줄 수도 있다”고 했다. 메타는 내년 초에 추론 기능이 강화된 새로운 AI모델 ‘라마4′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