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생성 인공지능(AI) 열풍을 불러일으킨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 구조를 전격 개편한다. 오픈AI는 “상상보다 더 많은 자본을 모으는 것”을 개편 이유로 들었다.
27일 오픈AI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비영리 이사회의 통제를 받는 기존의 영리 자회사 법인을 보통 주식(ordinary shares of stock)을 보유한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 PBC)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픈AI는 ‘안전한 AI’를 목표로 내걸고 2015년 비영리법인으로 시작했다.
오픈AI는 지배 구조 개편이 필요한 이유로 ‘자금 조달’을 들었다. 오픈AI는 “주요 기업들이 현재 AI 개발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상황은 오픈AI가 사명을 계속 추구하기 위해 실제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며 “우리는 다시 한번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해야 한다. (지배 구조 개편을 통해) 경쟁사들처럼 필요한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오픈AI는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오픈AI는 비영리법인으로 시작해 이사회의 통제를 받고 있다. 하지만 AI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자 2019년 손자회사로 ‘오픈AI 글로벌’이라는 영리법인을 설립했다. 실제 AI 모델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담당하는 회사다.
명목은 ‘영리법인’이지만 오픈AI 글로벌은 ‘이익제한기업(Capped profit company)’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주요 의사 결정은 모회사인 ‘오픈AI 지주회사’가 내리고 수익은 원금의 100배로 제한돼 있다. 상한선을 초과하는 이익은 비영리법인에 귀속돼 오픈AI가 지향하는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사용된다.
오픈AI은 이같은 수익 제한 원칙이 투자금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10월 오픈AI는 66억 달러(약 9조 741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당시 투자자들은 오픈AI에 2년 이내에 회사가 현재의 수익 제한을 풀지 못하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픈AI는 ‘투자 친화적’인 기업으로 전환을 위해 현재의 영리 법인을 보통 주식을 보유한 PBC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PBC는 사회에 공헌하는 목표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형태의 구조다. 오픈AI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AI 기업 xAI도 이와 유사한 구조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오픈AI는 “(개편을 통해) 상업적 운영을 추진할 수 있다”며 “그러면서도 비영리 부문을 위해 직원을 별도로 고용하고 이 부문이 의료, 교육, 과학 분야에서 자선 활동을 맡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픈AI의 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오픈AI의 공동창립자이자 현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머스크가 앞장서서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오픈AI 영리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며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머스크 CEO는 “(오픈AI가 초래할 위협을 막기 위해선) 오픈AI의 비영리적 성격을 보존하게 하는 가처분 명령이 유일한 구체책”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도 가세하고 나섰다. 메타는 지난 12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선단체로서 비영리 혜택을 누린 뒤 영리 목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