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진영에서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에게 주는 ‘H-1B’ 비자의 발급 상한을 두고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지난해 H-1B 비자로 가장 많은 외국 인력을 채용한 회사는 아마존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9265건의 H-1B 비자를 승인받았다. 그다음으로는 인도계 IT 기업 인포시스(8140건), IT 컨설팅 업체 코그니전트(6321건), 구글(5364건)이 따랐다. 메타(4844건)와 마이크로소프트(MS·4725건), 애플(3873건)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신규 신청과 이전에 H-1B 비자를 받았던 직원의 비자 갱신, 고용주 변경에 따른 재발급 신청 건도 포함된 수치다. 1990년 시작된 H-1B 프로그램은 연간 8만5000건의 신규 비자 상한을 두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하고, 경쟁률은 통상 3대1이다.
현재 트럼프 진영에선 H-1B의 상한을 없애야 한다는 쪽과 이에 반대하는 측이 서로를 비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출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차기 백악관 인공지능(AI) 고문으로 임명된 스리람 크리슈난, 머스크와 정부효율부를 이끌 비벡 라마스와미 등이 H-1B의 무제한 발급을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 역시 “나는 H-1B의 신봉자”라며 이들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
미국 빅테크들이 외국 출신 인력을 더 선호하는 데는 경제적 이유가 크다. 미 경제정책연구소(EPI)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H-1B 비자를 보유한 노동자의 60%가량은 동일 직종의 중간 임금보다도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H-1B가 많이 발급된 회사는 매출과 직원 수가 동시에 크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차기 행정부에서 H-1B의 상한이 사라질 경우 저렴한 외국 전문가가 많이 필요한 빅테크에는 호재다. WSJ는 “미국 기술 산업은 수입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근로자의 대부분은 인도에서 왔고,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과학 및 엔지니어링 등 분야의 일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