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력한 기술 제재를 받는 중국은 이번 CES에서 보란 듯이 자율 주행이나 로봇 등 AI 기능을 탑재한 핵심 기술을 선보인다. 중국 기업들은 ‘가성비’를 강조하던 과거 전략에서 벗어나 성능과 품질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미국의 주요 빅테크와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중국 가전 업체 하이센스의 전시 주제는 ‘당신의 인생을 AI하라(AI Your Life)’. 하이센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한 ‘스마트 키친’을 선보인다. MS의 ‘애저 AI 스튜디오(AI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로 식성과 영양 목표, 사용 가능한 식재료를 고려해 개인화된 조리법을 제안하는 AI 기반 요리 도우미다. 이 AI 도구는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등 하이센스의 스마트 가전들과 연결된다. 하이센스는 “독보적인 AI 기반 라이프스타일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전시”라고 홍보하고 있다.
지리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CES에 전기차 3종을 선보인다. 그중 작년 말 출시된 전기 미니밴 ‘지커 믹스’가 이목을 끈다. 구글의 자율 주행 자회사인 웨이모와 함께 개발했다. 라이다(빛으로 거리 측정) 센서와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한 자율 주행 기능,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이 모두 AI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AI 기반의 음성 지원 시스템을 탑재해 음악·내비게이션·온도 조절 등을 소리로 조절할 수 있다.
로봇을 들고나온 중국 업체들도 많다. 중국 스타트업 하이퍼셸이 선보인 야외용 강화외골격 ‘카본X’는 로봇공학 분야에서 최고혁신상을 탔다. 로봇·인체공학에다 AI 모션 엔진을 결합한 모터가 신체 활동을 보조한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중국 언론에선 미국 정부가 CES 참가 중국 기업 임직원의 비자 발급을 제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부스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2일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에 따르면, CES 2025에 참여 등록한 중국 기업은 1339개로 전체 참여 기업의 30%에 달한다. CES 2024에 참여한 중국 기업은 1115곳으로 전년(502개)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이보다 200군데 이상 늘어났다.
[CES 특별취재팀]
변희원 팀장, 윤진호·오로라·이영관·박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