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5 개막을 이틀 앞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덜레이 호텔에서 열린 ‘언베일드(Unveiled)’ 행사에 ‘CES 혁신상’을 수상한 200여 기업 제품이 전시됐다. 이 상은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기술력·디자인 등의 혁신성을 평가해 수여한다. 최첨단 전시품 속에 배낭 하나만 달랑 놓인 곳이 있었다. 지속가능성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프랑스 스타트업 ‘데이터그린’이다. 이 회사의 AI 책임자 줄리앙 초크룬은 “중형 데이터센터를 여행 가방 크기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에어컨 냉각 방식의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사용량은 75%, 탄소 배출량은 82% 줄였다”고 말했다.
일반 데이터센터는 서버 컴퓨터 수백 대가 뿜는 열을 식히기 위해 에어컨이 굉음을 내면서 돌아간다. 데이터그린의 방식은 다르다. 서버 컴퓨터를 콤팩트하게 줄여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 분산해 놓고, 이를 인공지능(AI)을 통해 관리한다. 또 에어컨이 아닌 액체 냉각 방식으로 서버를 식히고 데워진 물은 주변 건물에서 난방 용수로 재활용한다. 지난해 9월 이 방식의 데이터센터를 프랑스 니스에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CES 2025에서는 ‘에너지 전환 기술’이 새로운 전시 주제로 추가됐다. CES 주최 측은 “전기차, 클라우드(가상 서버) 서비스, 가상 화폐 등 미래 산업은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탄소 배출은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 같은 전력 문제는 기술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기업들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AI로 최적화하는 신기술을 선보이며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 산업을 바꿔 나가고 있다.
[CES 특별취재팀]
변희원 팀장, 윤진호·오로라·이영관·박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