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우주로 로켓을 발사한 횟수는 145회였다. 2017년(29회)의 5배로 늘었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작년 우주 로켓을 134회 발사해 단일 기업으로는 압도적 1위였다. 올해는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도 위성 발사 경쟁에 뛰어든다.

이처럼 민간 우주 시대가 열리며 로켓 발사가 일상화되자, 우주가 점점 혼잡해지고 있다. 하늘 위로 수많은 위성을 앞다퉈 쏘아 올리면서 우주 쓰레기 문제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성으로 가득 차는 지구궤도

이미 미국 로켓 발사장은 포화 상태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로켓 발사는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의 발사장 3곳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다. WSJ는 “로켓 발사장에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과 기관에서 더 많은 임무를 예약함에 따라 점점 더 혼잡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다른 발사장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예컨대 알래스카주 코디액섬에 있는 발사장은 연간 발사 횟수가 최대 3건에 불과했는데, 최근 수요가 몰리면서 연간 최대 25회 발사할 수 있도록 정부 허가를 추진 중이다.

위성 발사는 스페이스X를 세운 머스크가 주도하고 있다. 머스크는 저궤도에 위성망을 깔아 지구 전역에 인터넷을 제공하려 한다. 2019년 스타링크 위성을 처음으로 쏘아올린 뒤 현재까지 위성 6700기를 배치했다. 지금은 100국의 400만여 명에게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위성을 4만2000기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그래픽=이진영

여기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도 가세했다. 아마존은 스타링크에 대항해 위성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위성 3000기 이상을 배치해 인터넷을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초부터 위성을 발사해 연말쯤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총알 10배 속도의 우주 파편

수많은 위성이 지구 궤도에 배치되면서 우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에는 크기 10㎝ 이상의 우주 쓰레기가 약 2만9000개에 달한다. 우주 쓰레기는 속도가 총알보다 10배 빠른 초속 약 7.5㎞에 달해 부딪히면 치명적이다. CNN은 “최고의 센서를 사용하더라도 아주 작은 우주 쓰레기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날아오는 우주 쓰레기 조각을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을 시행했다.

특히 과학자들은 ‘케슬러 신드롬’을 우려하고 있다. 케슬러 신드롬은 1978년 NASA(미 항공우주국)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가 주장한 우주 재난 시나리오로, 우주 파편이 위성 등 우주 물체에 부딪쳐 더 많은 파편을 만드는 연쇄 폭발을 뜻한다. ESA에 따르면 1957년 우주비행이 시작된 이래 폭발과 충돌을 초래하는 비정상적인 사건이 650건 이상 발생했다. 예컨대 러시아는 2021년 자국 위성을 공격하는 무기 시험을 해 1500개 이상의 파편이 생겨났다. 수명을 다한 위성이나 로켓 파편 등이 우주를 떠돌며 다른 위성을 위협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쇄 충돌로 인공위성이 모두 파괴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GPS(위성 항법 시스템)나 통신, 인터넷 등 위성에 기반을 둔 인프라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심지어 우주 파편으로 인류가 지구에 갇히게 되면서 달을 비롯해 태양계 행성 탐사도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케슬러 신드롬

우주 쓰레기에 맞아 파괴된 위성의 잔해가 다시 다른 위성을 파괴하는 연쇄 폭발을 말한다. 1978년 NASA의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가 주장한 우주 재난 시나리오다. 최근 지구 저궤도에 수많은 위성이 발사되면서 우주 쓰레기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