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뉴스1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연간 매출 300조800억원, 영업이익 32조730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89%, 398.17% 오른 수치다. 매출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최고치였던 2022년 302조23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높은 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7조원대)를 밑도는 6조5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3분기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 증가한 수치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잠정 실적 발표임에도 실적 하락에 대한 해설 자료를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도 해설 자료를 낸 적이 있지만 이때는 각 부문별 실적이 모두 나오는 확정 실적 발표날이었다. 당시 전영현 부회장이 반도체 부문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냈다며 주주들에 사과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는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면서도 “비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분야 등에서 수요가 부진했고, 가동률 하락과 연구개발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실적이 하락했다”고 했다.

또한 미국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이 계속 지연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7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삼성전자 HBM이 장기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BM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효과 감소와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오지 않는 4분기는 전통적으로 삼성전자의 모바일 비수기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