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한인 창업자 연합(UKF) 서밋 2025'에서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UKF는 세계 최대 한인 창업자 커뮤니티이며, 올해 행사에는 약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미국의 양자 컴퓨터 스타트업 ‘아이온큐’의 공동 창업자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양자컴 상용화엔 20년이 걸린다’는 발언을 반박했다.

10일 김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서 열린 ‘한인 창업자 연합(UKF) 서밋 2025′에 기조연설자로 나서서 “젠슨 황의 발언을 20년 후 지금의 엔비디아처럼 시가총액 3조달러에 달하는 대형 양자컴 기업이 나온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20년 후에는 양자컴 사업이 성숙해지고, 그보다 훨씬 전에 양자컴의 상용화와 보급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 컴퓨터로, 연산 속도가 비약적으로 빠르다. 최근 구글 등이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양자컴을 선보이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황 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정말 유용한 양자컴이 언제 나오냐는 질문에 “15년은 너무 이르고, 20년이 적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아이온큐의 주가는 하루 만에 전일 대비 39% 폭락했고, 아이온큐 주가와 연동된 투자 상품이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아이온큐는 양자컴 석학으로 꼽히는 김 교수와 크리스토퍼 먼로 메릴랜드대 교수가 2015년 공동 창업했으며, 글로벌 양자컴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김 교수는 이날 “아이온큐 주가가 최근 2년간 7배 올랐고, 그에 맞춰 오늘 발표를 준비했었다”며 “황 CEO의 갑작스러운 발언으로 시가총액 절반이 순식간에 날아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1990년대에 만든 뒤 인공지능(AI)에 활용되기까지 30년이 걸렸다”며 “양자컴 역시 30년 만에 한 번 오는 기회이며, 20~30년이 지나면 모든 개인이 양자컴을 활용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행사에선 ‘AI 석학’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도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AI는 ‘새로운 전기(電氣)’다. 몇몇 응용 프로그램에서 유용한 게 아니라, 전기처럼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라며 “올해부터 AI서비스를 만드는 비용과 시간이 모두 크게 단축될 것이고, 각종 AI 서비스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AI가 반도체, 클라우드, 기초 모델 단계를 넘어 ‘진정으로 가치가 있어지는 순간’”이 온다”며 “미국의 오랜 동맹국이나 IT 강국인 한국에도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