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업계가 넥슨과 크래프톤의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 게임의 부상과 시장 포화로 국내 게임 업계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 회사는 해외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1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13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연매출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크래프톤은 연매출 2조7757억원, 영업 이익 1조239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보인다. 각각 중국과 인도에서 성과를 거두며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넥슨의 실적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이끌었다.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에서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10억6200만달러(약 1조5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넥슨은 트리플 A급(대규모 투자를 통해 만든 고사양 게임)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3월 출시한다. 카잔이 던전앤파이터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만큼, 중국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크래프톤은 핵심 IP ‘배틀 그라운드’가 해외에서 여전히 인기다. 특히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는 인도 현지에서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 누적 다운로드 3억건, 누적 매출 2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인도 발리우드 영화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대규모 e스포츠 게임 대회를 여는 등 인도 현지화에 적극적이다. 크래프톤은 이용자와 일상 대화는 물론 게임을 함께 할 수 있는 AI 가상 캐릭터 ‘CPC’를 배틀 그라운드 시리즈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등에 적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