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은 소나 돼지를 기르는 축산업도 바꿔 놓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바딧은 목걸이 형태인 ‘파머스핸즈’를 개발했다. 송아지 목에 파머스핸즈를 걸면, AI가 송아지의 호흡과 기침, 행동, 먹는 양을 감지해 질병을 예측해준다.
사물 인터넷(IoT) 기능이 탑재된 알약을 활용한 기술도 있다. 한국의 웰케어가 개발한 ‘웰케어 카우케어’는 스마트 알약 캡슐 형태로, 입으로 투여하면 소의 배 속에 머무르며 각종 생체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AI가 분석해 교배 시기와 분만 시점,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축산 강국인 호주의 축산 기업 마야 그레이징은 소·양 목장 운영에 첨단 기술을 활용한다. 호주는 방대한 목초지에 방목 형태로 가축을 기르기 때문에 드론과 무선 GPS 추적기, 각종 센서를 통해 가축들의 이동 경로, 사료 및 물 상황 등을 취합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방목 패턴을 최적화해 목초지 관리 계획을 제시해준다.
한국 축산 데이터의 AI 기반 설루션 ‘팜스 플랜’은 AI 기능이 결합된 CCTV로 가축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AI가 가축 개체 수, 움직임, 체온 등 가축 상태를 실시간으로 탐색해 이상 징후를 신속히 감지한다. 취합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한 뒤 먹이양 조절, 필요한 항생제 추천 등 가축 건강관리 계획을 제시해준다. 회사에 따르면, 이 시스템을 도입한 농가의 가축 폐사율은 이전보다 67% 감소했고, 생산성은 30% 향상됐다. 농장에서 쓰는 의약품비는 65% 줄었다.
한국 스타트업 아이티테크가 개발한 ‘AI CDS’도 카메라가 24시간 가축의 상태를 탐지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열 감지 기능이 탑재된 카메라가 소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면, 엔비디아 GPU 기반 서버가 소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단한다. 이상 상태가 감지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알려준다.
가축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돼지 도축 작업에 특화한 AI 기술도 개발돼 있다. 돼지는 생김새와 크기가 달라 뼈와 근육 등 위치를 판단해 정확하게 절개·적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로봇 기업 ‘로보스’의 도축 로봇은 현재까지 300만마리 이상 돼지의 생체 데이터를 학습했다. 이를 기반으로 돼지를 스캔해 3D 데이터로 변환·분석한 뒤 정확한 위치와 깊이를 판단해 절단한다. 기존 자동 도축기의 오류율은 5~10%였는데, AI를 탑재한 도축 로봇은 0.1~0.2%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