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딥시크 쇼크’에 미국은 우선 대중 제재 강화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고사양 제품에 한정했던 미 엔비디아 AI(인공지능) 칩 수출 통제 범위를 저사양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제품까지 수출 통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정책 이후 중국 시장에 맞춰 개발한 저사양 AI칩이다. 미국에선 딥시크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0일에 맞춰 새 AI 모델(R1)을 공개한 것에 의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레고리 앨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중국은 2023년 지나 러먼도 당시 상무장관의 방중에 맞춰 자체 칩을 사용한 화웨이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미국의 제재가 소용없다는 걸 과시했다”며 “중국이 노리는 것은 결국 제재 완화인 만큼, 절대로 제재를 풀어선 안 된다”고 했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AI를 개발하는 데 활용한 ‘오픈소스’도 미 정부의 새로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소스 코드를 전 세계 누구나 가져다가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하는 것이다. 딥시크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미리 짜놓은 프로그램 코드를 활용해 AI 개발 비용과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01.AI’도 메타(페이스북 모회사)의 오픈소스 AI 코드를 활용해 뛰어난 성능의 AI를 개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후보자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이 오픈소스 같은 우리의 기술 도구를 사용해 미국과 경쟁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오픈소스 관련 규제 적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대중 제재 강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중국이 밀수 등 우회적 방법으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칩을 확보하는 것을 막겠다며 중동 등 주변국으로까지 제재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완전한 단속이 어렵고,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자체 AI칩까지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