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공지능(AI) ‘딥시크 쇼크’ 이후, 딥시크의 AI 모델 사용 여부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입장이 갈리고 있다. 보안이 중요한 각국 정부 부처들에서는 보안 등을 이유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미국 오픈AI의 경쟁 기업들은 딥시크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호주와 대만, 미국 텍사스주 등은 정부 소유 기기에서 딥시크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민감한 정보들이 중국으로 유출될 우려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아예 구글과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딥시크 다운로드를 차단했다. 한국에서도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가 딥시크 이용을 차단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KPS도 딥시크 사용을 금지한다고 최근 내부에 공지했다. 한전KPS 관계자는 “1급 보안 시설인 원전 관련 주요 정보가 중국 등 해외에 유출될 위험이 있어 생성형 AI 이용을 유의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국내 테크 기업 중에서는 카카오가 딥시크의 사내 업무 사용을 금지했다. 정보 유출 우려와 더불어 오픈AI와 최근 사업 협력 관계를 맺은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주요 빅테크 중에선 딥시크를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 AI 플랫폼인 ‘NIM 마이크로서비스’에서 딥시크의 R1 모델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NIM 마이크로서비스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기반한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이를 통해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해 배포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서도 R1 모델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아마존웹서비스(AWS)는 R1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AI 검색 플랫폼인 퍼플렉시티도 딥시크를 도입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에서 오픈AI의 영향력을 줄이는 차원에서 경쟁 관계인 딥시크를 적극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AI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도 딥시크의 R1 모델을 탑재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뤼튼은 “딥시크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클라우드상에서 모델이 구동되기 때문에 이용자 입력 데이터가 특정 국가로 유출되지 않으며, 딥시크의 모델 학습에도 이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