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사상 처음으로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를 제치고 미국 내 분기 매출 1위 기업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1877억 9000만 달러(약 271조 6945억원)의 매출과 1.86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늘어났으며,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街) 분석가들의 평균 예상치(1873억 달러)를 살짝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였던 1.49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2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유통공룡인 월마트는 오는 20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월가에선 매출이 1800억 달러를 조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월마트는 2012년 석유 대기업 엑손 모빌을 제친 후 12년간 미국 내 매출 1위 기업 자리를 차지해왔다. 지난해 3분기 월마트는 169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아마존(1588억 8000만 달러)을 크게 넘어섰었지만, 4분기에는 순위가 12년만에 처음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분기 매출이 1000억 달러를 넘길 수 있는 기업은 미국에서도 월마트, 아마존, 애플, 유나이티드헬스그룹 4곳에 불과하다.
다만 연간 실적으로 봤을 때 월마트의 2024년 연간 매출 예상치는 6810억 달러로, 아마존의 6380억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의 부상으로 수요가 늘어난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영향이 크다. 지난분기 AW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287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88억 7000만 달러)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13%) 대비 폭이 더 커졌다.
같은 기간 아마존의 온라인 소매 판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755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광고 매출은 173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아마존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년 전 대비 5%~9% 늘어난 1510억 달러~1555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585억 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아마존은 “1분기 실적 전망은 환율로 인해 이례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 여파로 현재 아마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35% 하락한 22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아마존은 지난해 AI 서비스 구축을 위해 750억 달러를 지출했고, 올해에는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