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가 “향후 5년간 AI(인공지능) 분야에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투자한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중국 최대 포털 업체 바이두가 AI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4년 만에 수조원 규모 채권 발행에 나선다는 소식도 이날 전해졌다. 4일 개막하는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를 앞두고 현지 테크 기업들이 연달아 대규모 AI 투자 계획을 내놓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년 3월 열리는 양회에선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모여 1년 동안 중국의 정치·경제 청사진을 결정한다. 올해는 AI 기술 자립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아너의 CEO 리젠은 3일 개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 행사를 앞두고 “100억달러 AI 투자금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AI 기반 PC와 태블릿, 웨어러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의 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였던 아너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시작되자 2020년 중국 선전 지방정부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작년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은 13.7%로 애플과 비보, 화웨이, 샤오미에 이어 5위다.
중국 바이두도 100억 위안(약 2조원) 규모 역외 채권 발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이후 바이두의 첫 채권 발행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중국 테크 기업들의 투자와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채권 발행 시장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며 “작년 11월엔 알리바바가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 규모 달러 및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역시 새해 들어 공격적인 AI 투자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1월 중국 4대 국유은행 중 한 곳인 ‘중국은행’은 향후 5년간 AI 산업계에 1조위안(약 197조원) 이상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국유 투자회사인 궈지 인베스트먼트와 중국 반도체 투자 기금(CICF)은 12조원 규모 AI 투자 기금을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