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비상장 주식 거래소는 두나무가 운영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이하 증권플러스)’입니다.

상장이 안 된 스타트업 투자는 주로 벤처캐피털(VC) 같은 기관들이 합니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 거래소가 있으면 개인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업에 대한 공시 정보가 없다 보니, 이를 관리·감독하는 거래소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증권플러스의 거래 내역을 분석해 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총거래액의 절반 이상이 거래소 운영 기업인 두나무 주식이라는 점입니다.

기자가 금융투자협회에 신고된 증권플러스의 전체 거래 내역을 분석해보니 지난달 총거래액 171억원에서 두나무 주식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52%(89억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1월(60%)과 작년 12월(69%)에는 그 비율이 더 컸습니다.

거래소 운영사 주식을 자체 거래소에서 사고파는 것이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경영진이나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면 자기 주식 거래에 대한 엄격한 관리·감독이 어려워질 수 있죠. 거래소에서 주식이 많이 사고 팔리면 거래소 운영사의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거래소 운영사들은 자사 주식을 자신들의 거래소에선 취급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극히 일부만 합니다. 코스피·코스닥을 운영하는 한국거래소는 비상장 법인으로 자사 주식을 거래하지 않습니다. 증권플러스의 경쟁 거래소인 ‘서울거래 비상장’을 운영하는 기업 피에스엑스도 운영 거래소에서 자사 주식을 거래하지 않고 있죠.

이런 문제에 대해 두나무 측은 “증권플러스 내 거래는 개인 간 거래만 허용하고 있어 두나무(법인)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며 “자사 주식 거래액 비율이 높은 건 최근 가상 자산 투자 활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서울 거래 비상장’에서 두나무 주식 거래 비율은 10%(2월 기준)에 불과합니다.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을 위해서 금융 당국의 적절한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