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빅테크의 양자컴퓨터 성과가 발표되면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로 양자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뜨면서 양자컴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양자컴 기술로 더 싸고 효율적인 AI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양자컴 기술 발전의 배경에는 40년 넘는 기간 동안 지속적인 기초 연구와 빅테크의 막대한 투자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자컴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이 대표적인 양자컴 연구자다. 1990년대 들어서는 양자컴의 실험적 연구가 진행됐다. 이렇게 오랜 기간 학계에서 축적된 양자컴 지식들은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개발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019년 구글은 양자컴이 기존 컴퓨터보다 더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는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고 밝혔고, IBM은 2023년 양자컴이 수퍼컴을 능가했다는 연구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최근 들어서는 양자컴의 오류율을 낮추는 연구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윤천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양자기술연구본부장은 “최근 획기적인 논문이 발표되면서 양자컴의 상용화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민간에서 양자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전 세계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2020년 6억달러(약 8700억원)에서 지난해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IBM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들뿐 아니라 아이온큐를 비롯한 스타트업들도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양자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실제 양자컴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명확해지는 점도 양자컴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이유다. 양자컴은 신약 개발,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한상욱 양자정보학회 회장은 “양자컴이 실제로 쓰일 수 있다는 사례가 나오면서 양자컴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AI 때처럼 양자컴을 사용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이란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