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작년 4분기 시장 점유율을 더 확대했다. 11일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작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1%로 지난 3분기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9.1%에서 8.1%로 1%포인트 하락했다. 두 회사의 격차는 지난 3분기 55.6%포인트에서 4분기에 59%포인트로 확대됐다.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점유율도 작년 3분기 6%에서 4분기엔 5.5%로 떨어졌다.
트렌드포스는 “인공지능(AI) 서버와 고사양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수요가 늘면서 TSMC 출하량이 증가했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신규 고객사를 확보했지만 기존 고객사들의 주문 물량이 줄면서 실적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TSMC와 기술력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서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부문은 최근 2년간 AI 투자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채 부진하다. 2023년 2분기 56.4%였던 TSMC 점유율은 이후 10%포인트 가까이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1.7%(2023년 2분기)에서 8.1%로 하락했다.
전 세계 상위 10개 파운드리 업체의 4분기 매출은 총 384억82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9.9% 증가했다. TSMC의 4분기 매출은 268억5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14.1% 늘어난 수치다.
트렌드포스는 ‘TSMC의 질주’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는 통상 파운드리 분야 비수기에 속하지만 TSMC의 수익은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에 그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관세에 대비해 글로벌 기업들이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주문량을 늘렸고, AI 관련 반도체 수요도 꾸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