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신흥 시장인 인도·브라질 등의 생산 시설을 확대한다. 또 이 지역에서 가전 구독과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등 새로운 영업망을 확대·강화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25일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공략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사우스는 북반구 저위도와 남반구에 위치한 아시아·중남미·중동·아프리카의 신흥 개발국을 말한다. 최근 트럼프의 무역 정책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유럽보다 성장성이 큰 신흥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생산 기지의 중심을 신흥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우스 지역인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스리시티에 인도 3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인도 3공장은 인도 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 수요에 대응하는 생산 기지 역할을 한다. 브라질 남부 파젠다히우그란데 지역에도 내년 준공을 목표로 신규 생산 기지를 건설 중이다. 브라질 내 두 번째 생산 기지로, 프리미엄 가전 및 부품 생산을 담당한다. 이 두 곳이 모두 완성되면 LG전자의 해외 생산 기지 30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곳이 글로벌 사우스에 위치하게 된다. LG전자는 신흥 시장에서 연구·개발(R&D)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인도 벵갈루루에 R&D센터 LG 소프트 인디아를 운영 중이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각각 R&D 법인을 두고 있다. 브라질에도 TV 연구소를 두고 있다.

LG전자가 이들 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사우스 지역은 북미·유럽 등에 비해 가전 보급률이 낮고, 경제가 성장하며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글로벌 사우스 소재 법인 5곳(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의 지난해 매출 합은 16조3363억원으로, 전년보다 13.2% 늘었다. 같은 기간 전사 매출 성장률(6.6%)의 2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