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 25일 주요 고객사들에 D램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최근 미국 샌디스크, 중국 YMTC 등 낸드 업계가 10% 이상 가격 인상을 선언한 데 이어, D램 제조사까지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곧 메모리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2분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마이크론은 고객사들에 보낸 안내문에서 “공급 부족으로 메모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메모리 시장이 회복하고 있어 내년까지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마이크론은 가격 인상 비율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1% 인상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가격 인상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도 주요 요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HBM 생산량을 늘리면서 범용 D램 공급은 줄고 있다. 고성능 범용 D램인 DDR5 가격은 최근 한 달 새 6% 넘게 뛰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 예상했다. D램 평균 가격은 3~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가격 책정에 유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상락 SK하이닉스 부사장은 27일 주총에서 “채널(유통) 시장 분위기가 좋다”면서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단기일지 중장기일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또 올해 HBM 물량이 이미 완판됐으며, 내년 물량은 상반기 안에 고객사들과 협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