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 기업인 메타가 작년 한국에서 1조원 가까이 벌어들였지만, 법인세는 54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의 한국 지사인 ‘페이스북코리아’는 2일 전년도 실적을 공시하고 매출 738억원, 영업이익 2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3.3%, 48.9% 증가한 실적이다.
인스타그램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만 4517만명에 달하는 메타의 우리나라 매출이 738억원에 불과한 이유는 광고 수익 대부분을 해외로 보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코리아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광고 재판매 수익과 그에 따른 용역 수익을 매출원으로 두고 있다. 광고 재판매 수익은 메타 아일랜드 법인에서 광고 사업을 가져와 국내 광고주에게 재판매해 얻는 이익을 말한다. 페이스북코리아는 지난해 총 판매 수익의 94.9%에 달하는 9055억원을 ‘광고 매입 비용’ 명목으로 아일랜드 법인에 보냈다. 해외로 보낸 수익까지 감안하면 국내에서만 총 9545억원에 달하는 돈을 번 셈이다.
메타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비슷한 사업 구조와 회계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IT 업계와 학계에선 이 같은 방식이 조세 회피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법인세율이 최대 24%로 아일랜드(15%)나 싱가포르(17%) 같은 국가보다 높다 보니 법인세 산정에 기반이 되는 국내 이익을 최대한 낮추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빅테크 조세 회피 관리 방안 세미나에서 2011~2023년도 페이스북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13년간 매출 추정치가 최소 7조9300억원에서 최대 15조5100억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간 법인세는 6138억원에서 최대 1조2000억원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