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정책의 핵심 목표는 미국 내 첨단 제조업 유치다. 미국 정부는 과거에도 자국 대표 상품인 아이폰을 직접 생산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왜 안 될까?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약 1억대 팔렸다. 애플 전체 판매량의 60%가 넘는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도 미국에서 매출을 많이 올리는 애플 같은 기업이 자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기를 바랐다. 2011년 2월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한 만찬 행사에서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아이폰을 만드는 일자리는 미국으로 들여올 수 없느냐”고 물었다. 잡스는 “그런 일자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애플은 2004년에 이르러 PC 등 대부분의 제품을 해외 생산으로 돌렸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그 이유에 대해 “미국보다 저렴한 해외 인건비는 애플에 주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오히려 기술 인력과 속도, 유연성이 문제였다”고 했다. 해외, 특히 아시아 근로자의 근면성과 제조 기술이 미국 근로자를 크게 앞질러, 더 이상 ‘메이드인 USA’는 선택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 제조에 필요한 근로자와 엔지니어를 중국에서 찾는 데 15일이 걸렸다. 미국에서라면 9개월이 걸릴 일이었다. 2007년 잡스가 아이폰 출시 6개월을 앞두고 갑자기 스크린을 플라스틱에서 유리로 바꾸라고 요구했을 때, 미국 기업인 코닝은 양산 공장과 숙련 기술자를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 애플 임원이 중국에서 찾은 업체는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서 이미 공장을 짓고 있었다. 직원들이 24시간 대기할 수 있도록 공장에 기숙사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