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에 표기된 '독도' /뉴스1

구글이 최근 국내 정밀 지도 반출을 재요청한 가운데, 올 2월 있었던 구글 지도 표기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구글이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표기하며 불거진 지도 표기 중립성 문제가 다시 주목받는 것이다 .

구글은 지난 2월 10일부터 미국 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도에서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 중심의 지명을 표준화할 것을 요구한다. 멕시코 정부는 구글에 정식으로 항의까지 한 상황이다.

구글은 영유권이나 지명에 국제적 분쟁이 있는 지역은 사용자 위치에 따라 다른 명칭을 표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에서 구글 지도는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정책에 따라 지도 표기가 변경된 이력은 이런 지명 표기 원칙이 끝까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구글은 최근 한국 정부에 국내 정밀 지도 반출을 9년 만에 다시 요구해 심사를 받고 있다. 구글은 한국의 높은 법인세율 문제로 국내 데이터 센터 설립을 피해온 탓에 그간 국내 정밀 지도를 받지 못해왔다. 국내 서버 없이는 지도 같은 보안 데이터를 반출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데이터 이전 제한 같은 비관세장벽 철회 압박이 거세지자 구글은 다시 국내 지도 반출을 요청해왔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국외 반출 협의체를 구성해 구글이 신청한 지도 데이터 반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주 있을 미국과의 관세 협상 카드로 구글에 지도 반출을 허용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