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에 공급하는 아이폰을 전부 인도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이르면 내년부터 아이폰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인도로 대거 이전한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부터 2026년 말까지 중국 내 아이폰 생산 기지를 인도로 옮겨 미국 공급량 연간 6000만대는 전량 인도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이 연간 3000만대에서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 계획은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다. 아이폰 세계 출하량 2억3210만대(2024년 기준)의 약 80%를 생산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다. FT는 “애플은 아이폰 부품과 조립 등 생산 전반을 중국 업체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애플이 최근 몇 년 동안 타타 일렉트로닉스, 폭스콘과 협력해 인도에서 생산 능력을 꾸준히 늘려 왔지만 대다수 아이폰은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스마트폰을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음에도 애플이 향후 변동성 등 위험 요인을 고려해 미국 판매용 아이폰을 모두 인도에서 생산하려는 것으로 분석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애플의 시가총액이 7000억달러(약 1022조원)나 줄어들면서 중국 생산 기지의 인도 이전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 생산 공정의 마지막 단계인 조립 기지를 인도에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일부 조립한 아이폰을 인도로 들여와 완성하는 생산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FT는 “관세 위협에 민첩하게 대처하는 애플의 움직임은 성장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