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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의 세단./비야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태국 동부 라용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이 회사의 첫 동남아시아 생산 기지다.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 연간 15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네타’도 지난 3월 방콕에서 새 공장 기공식을 열었고, 4월에는 창안자동차가 태국에 2억8500만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앞다퉈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 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생존을 위해 새로운 시장을 뚫어야 할 입장에 놓이자 동남아를 새로운 무대로 여기고 몰려가는 양상이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최대 시장이지만, 올해부터는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율이 이미 25%까지 올라온 데다, 전기차를 살 때 보조금도 작년 말 종료됐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기업이 62곳에 달할 정도로 ‘레드 오션’이 됐다.

나라 밖 시장을 탐색하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동남아는 매력적이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동남아 비율은 0.4%에 그칠 정도로 걸음마 단계이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 주요 6국의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5만2000대에 그쳤지만, 2030년에는 117만대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동남아 인구는 올해 6억8800만명을 넘어섰으며, 경제 성장이 빨라 전기차를 구입할 여력이 있는 중산층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동남아에서는 미국·유럽보다 중국 브랜드에 우호적이다. 현지 공장을 세우면 저렴한 인건비로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기에도 좋다.

그래픽=김의균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동남아 국가 가운데 태국을 교두보로 삼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태국은 1960년대부터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공장을 짓기 시작해 생산 및 수출 인프라가 잘 갖춰진 편이다. 태국 정부도 전기차 업체에 최대 13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수출용 전기차 원자재에는 관세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태국은 2030년까지 전기차 생산량을 전체 생산 차량의 3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태국에 맞서 인도네시아가 방대한 시장 규모(인구 2억7000만명)를 강조하며 중국 전기차 업체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어 경쟁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올해 4월부터 국산 부품을 40% 이상 사용한 전기차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11%에서 1%로 대폭 인하했다.

인도네시아는 특히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 생산량 세계 1위라는 점이 큰 무기다. 상하이자동차·제너럴모터스(GM)·우링자동차 합작사인 상하이GM우링이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고, 비야디도 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건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동남아의 전기차 생태계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두 나라를 중심으로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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