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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 임원 비서 중에 노출이 심한 보디프로필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해둔 사람이 있었어요. 우리 회사는 카톡으로 업무 지시도 많이 하는데, 같은 여자 동료라도 대화하기 참 불편했습니다.”
20년 차 직장인 권모(43)씨는 임원과 회의하는 일정을 확인하려고 동료와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려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실상 전 국민이 카카오톡을 쓰고, 직장인들이 업무할 때에도 각종 메신저로 소통하는 시대. 메신저 프로필 사진은 ‘제2의 자아’라고 할 정도다. 그런데 이런 동료의 프로필 사진을 보며 “업무할 때 불편하다”거나 “일만 잘하면 되지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하느냐” 등 각종 의견이 난무한다. 이에 WEEKLY BIZ는 카톡을 포함해 업무할 때 쓰는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 ‘적정선’에 대한 직장인들의 생각을 물었다. 설문은 지난 7~10일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20~50대 직장인 1155명을 대상으로 했다.
◇“정치·종교적 색채, 야한 사진 불편해요”
직장인들을 가장 눈살 찌푸리게 하는 회사 동료들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은 무엇일까. 이번 설문에서 ‘가장 불편한 동료의 프로필 사진’이 무엇인지 묻자, 가장 많이 나온 답변(복수 응답)은 ‘정치적 구호가 포함된 사진’(29.4%)이었다. 최근엔 특히 국내 정치가 양분화하고, 특정 사안에 대한 생각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직장에서조차 정치적 색깔이 묻어나는 사진이나 문구로 메신저를 꾸며 놓으면 같이 일하기 불편하다는 게 직장인들 생각이다.
이어 직장인들을 불편하게 하는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는 ‘보디프로필 사진’(24.3%) ‘자기 신세 한탄 글이나 사진’(22.9%) ‘애인·부부 사이 스킨십 사진’(21.5%) ‘종교 관련 사진’(21.4%) 등이 많이 꼽혔다. 주로 신체 노출이 있거나 민감한 의견·신념 등을 나타내면 남에게 불편하게 비친다는 뜻이다.
거꾸로 ‘업무용으로 쓰는 메신저에서 가장 바람직한 프로필 사진은 무엇인지’에 대한 직장인들 생각은 어떨까. 의외로 20~50대 직장인들에게서 골고루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아예 사진을 올리지 않은 메신저 프로필’(45.6%)이었다. 특히 30대(58.0%)와 20대(51.4%) 등 2030 젊은 직장인은 과반이 아예 프로필 사진이 없는 편이 업무할 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다음으로 업무상 바람직한 프로필 사진엔 ‘본인 얼굴’(27.4%)이 꼽혔다.
이번 설문에선 유행에 뒤떨어져 보이거나 ‘꼰대’처럼 비칠 수 있는 프로필 사진이 무엇인지도 물었다. 이에 대해 직장인들이 꼽은 1순위 프로필 사진(복수 응답)은 ‘골프 하는 사진’(27.5%)이었다. 이어 ‘회사 명함 사진’(26.1%) ‘젊었을 때 잘 나온 사진’(21.5%) ‘등산 사진’(16.0%)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에서 많이 쓴다면 멀티 프로필 센스를”
사실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공적 영역’인지 ‘사적 영역’인지 무 자르듯 나누긴 쉽지 않다. 사내 메신저 기능이 탄탄한 대기업일지라도 카톡 등 각종 메신저를 섞어 일하는 곳이 적잖고, 보안상 텔레그램 등 각종 메신저를 섞어 쓰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업무에 따라 일부러 자기의 프로필 사진을 고객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는 영업·전문직 직군이라면, 프로필 사진을 오히려 자기 매력을 알리는 수단으로 재치 있게 쓰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만약 일하는 상황이나 직장 분위기에 따라 점잖은 프로필 사진을 써야 한다면 업무용과 개인용 프로필을 구분할 ‘멀티 프로필’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사 컨설팅사 콘페리의 이종해 파트너는 “업무용과 사적 메신저를 아예 구분하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그렇게 구분하기 어렵다면 멀티 프로필 기능을 써서 직장에서 쓰는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은 정치 성향이나 종교 등 ‘민감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이번 직장인 설문에서도 ‘업무용으로 쓰는 메신저에도 자유롭게 사적 사진이나 상태 메시지를 올리는 개인적인 자유가 존중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 업무용으로 쓸 땐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42.8%)는 의견이 “그렇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31.7%)는 의견보다 많았다.
다만 다른 동료의 프로필 사진에 대해 말할 땐 ‘간섭’보다 ‘조언’이 좋겠다는 게 인사 전문가 얘기다. 조미나 HSG 휴먼솔루션그룹 조직문화연구소 소장은 “만약 카톡 프로필 사진이 그 조직에서 일하는 데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무작정 ‘이 사진 쓰지 말라’고 간섭하긴 어려울 수 있다”면서 “그래도 사진이 거슬린다면 회사 동료로서 간섭이 아닌 조언 정도로 다른 사진을 권하는 정도가 바람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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