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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똑똑하고 친절한 인공지능(AI) 상담사입니다. 보다 신속하고 편리한 AI 채팅 상담을 이용하시려면 1번...”
요즘 들어 주요 기업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자주 들을 수 있는 멘트입니다. AI는 하나같이 ‘똑똑하고 친절한 상담사’를 자청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AI의 일 처리가 마뜩잖을 때가 많습니다. 고객들의 말을 잘 못 알아듣거나 과도할 정도로 번호 입력을 자주 요청해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더구나 번호 입력이 조금이라도 늦으면 잘못 누른 것으로 인식해 손이 느린 고령층 등은 소통이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기업 입장에선 AI를 적극 활용할수록 인건비 절감에 도움이 됩니다. 그렇기에 콜센터의 AI 의존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8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콜센터 인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8곳(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비씨·하나) 콜센터 상담원 수는 지난해 5월 말 기준 1만90명이었습니다. 5년 전인 2019년 말 대비 2346명(19%) 줄어든 수치입니다.
하지만 ‘불편한 AI 상담사’는 결국엔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음성 AI 에이전트 스타트업인 테닉스(Tenyx)가 지난해 8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7.9%는 AI와 대화할 때 짜증을 느꼈다고 합니다. 콜센터에서 AI를 쓰는 기업과는 이미 거래를 끊었다는 응답도 13%에 달했습니다. 또 응답자 중 29%는 AI 상담사를 운영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의향이 적다고 답했고, 25%는 실제로 다른 기업의 서비스로 전환을 고려 중이라 말했습니다. 인간 대신 AI와 소통하길 바라는 응답자는 3%에 그쳤습니다. 74%는 설령 AI 상담사가 완벽하게 작동한다 해도, AI의 도움을 받아 ‘인간 상담사와의 빠른 연결’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해고를 면한 인간 상담사들의 고충과 심리적 부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김호림 한국경영정보학회(KMIS) 부회장은 “인간보다 소통 수준이 매우 미흡한 AI를 거쳐 간신히 인간 상담사에게 연결됐을 때, 고객은 그간 누적된 분노를 단번에 쏟아붓는 경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사람입니까? 에이아이입니까?’란 제목의 포럼에선 “AI 상담의 빈번한 오류 때문에 고객의 분노가 상담사에게 향하는 상황이 빈번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마틴 강 미국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는 “AI 상담사를 쓸 경우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기업 이미지, 고객의 재구매 및 재방문율, 그리고 서비스 신뢰도 등의 측면에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이른바 ‘AI 뺑뺑이’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콜센터 운영의 전체 또는 대부분을 AI에 의존하는 정책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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