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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수많은 앱과 서비스에 사용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메신저 하나로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챗봇’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IBM

“폰에 앱이 너무 많아요. 다들 어떻게 정리하고 사시나요.”

최근 영미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자신의 스마트폰에 깔린 애플리케이션(앱)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는 글이 하나 올라와 화제가 됐다. 그는 새로운 앱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를 느껴 앱을 600개까지 깔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저장 공간이 부족해지고 원하는 앱을 찾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이 글엔 “세상에, 제 아이폰12 프로엔 앱이 1513개나 쌓였어요.” “내 폰은 그 자체로 앱 스토어예요.” 등과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그래픽=김의균

◇많아도 너무 많아… 앱 피로 경고등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된 이래 스마트폰의 역사가 20년을 향해 가는 가운데, 그간 출시된 스마트폰용 앱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08년 처음 문을 연 애플의 앱스토어에 올라왔던 앱의 수는 500개. 그러나 현재 이 수는 190만개까지 늘었다. 문제는 앱이 너무 빨리 늘다 보니 이에 적응하는 데 벅찬 사람이 한둘이 아니란 점이다. ‘앱 피로(app fatigue)’라는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앱 피로란 사용자들이 너무 많은 앱을 다운로드하고 사용하면서 느끼는 피로감을 뜻한다. 음식 배달, 온라인 교육, 승차 공유 앱에다 휴가 한 번 가려면 깔아야 할 호텔 예약 플랫폼, 각종 항공사 앱 등 스마트폰에 앱이 나날이 쌓이는 상태다. 열 살 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김모씨는 “아이 한 번 키우려면 어린이용 메신저나 사전부터 시작해서 학교에선 무슨 앱, 학원에선 무슨 앱을 깔라고 하는 등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가뜩이나 최근엔 직장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하라는 압박을 줘서 AI 앱을 많이 다운받았는데, 폰이 터져 나갈 지경”이라고 했다.

◇직장에서 앱 피로 줄이려면

이런 앱 피로는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직장 내 업무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서 문제다. 영국의 테크 회사인 EAS테크놀로지 컨설턴트인 숀 월리스는 “직원들이 직장에서 쓰는 앱의 수가 너무 많아지면 부지불식간에 악성 앱을 내려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앱 업데이트를 잊어버리기 쉽다”며 “또 앱마다 기억해야 할 비밀번호가 너무 많은 것도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일터에서 업무용 앱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일하는 것도 생산성을 떨어뜨리기 쉽다. 영국 런던의 첼시 심리학 연구소의 엘레나 투로니 박사는 야후 파이낸스에 “이메일에서 슬랙(업무용 메신저)으로, 슬랙에서 줌(화상회의용 앱)으로 전환할 때마다 두뇌는 새로운 작업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데, 이런 적응 시간이 더 필요할수록 업무를 완결짓는 걸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실제 미국의 사내 소통 시스템 개발사 넥스티바에 따르면 메신저·이메일·화상회의 등 앱을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하면 생산성이 40%까지 떨어진다고 조사됐다. 이에 넥스티바는 “중복 기능이 있는 앱은 정리하고, 가급적 하나의 앱에 여러 기능이 있는 것을 활용하며, 직장 내 앱 사용 교육을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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